박하용 작가

[가슴뛰는 작가 회원 탐방] 박하용 작가

수경 (水景)

물을 바라보며, 물이 가지는 본연에 대한 이해와 사유적인 인식 체계를 투영하여 표현하고자 하는 작업이 이번 전시회의 목적이다.

물이 가지는 물질의 속성은 만물을 소생케 하고 생명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본성의 구조이다. 자연과 인간의 생존과 소멸은 인간의 사유의 세계에서는 도가적이다. 종교와 철학 그리고 문화 예술적 사고의 근원이며, 의식의 표현으로 인식의 사고에 직접 작용되어 왔고, 현재도 내재되어 있으며 활용되고 있다.

물이 수증기로 증발하여 모여지고 다시 비를 내려 대지의 생명체를 성장시킨다. 내를 이루고,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서 다시 증발하여 순환하는 구조는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의 구조와 닮아있기도 하다. 힌두교에서는 갠지스강에서 목욕하는 의식이 죄업을 씻는 한 방편으로 믿고 실행하고 있으며, 여러 종교에서도 의식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이 인간의 삶과 의식작용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물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전제에서, 과학적 논리 체계와 인식 구조의 관점, 즉 대상인 물을 바라보는 단순한 시각적인 문제의식에서 조견(照見)은 시작점이며, 표현하고자 하는 문제 인식의 출발점이었다. 고요하고 맑은 물의 표면은 주위의 풍경을 품고 있으나 자연의 변화에 따라 그 모습과 역할을 다르게 표출한다. 본질은 고요하나 여건에 의해서 물결의 모습이 변하는 구조는 인간의 인식 작용이 투영되는 과정과 동일 시 여겨진다. 감각의 본성과 만나는 대상이기도 하며. 생각의 시각적 형상화, 존재의 의미,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충돌, 고뇌와 번뇌는 물과 조응하는 시간의 결정체이며 작업의 흐름이다.   

수류화개(水流花開)
“물이 흐르고 꽃이 피다”
작품의 주요 제목이며 내용이다.

알고 있거나, 모르고 지나치거나, 변화하는 세상의 질서 틀에서 생과 멸은 찰나로 이어진다. 끊어짐, 사라짐, 고요함, 일어남, 어둠과 밝음이 연속해서 순환하는 이치는 인간사에서 인연에 따라 사는 형태와 유사성을 노정해 생각할 수 있다. 

부족함을 인식하며, 삶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표현하며, 인간과 자연의 대상에 대한 미학의식으로 그 종착점을 정하지 않고 작업해나가겠다. 흘러가는 순간이나, 고요히 멈추는 순간을 바라보며 인연을 따라 흘러가겠다.